08. 25 화,
* 신앙의 본질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은 율법의 근본정신보다는 지엽적인 규정에 목을 맵니다.
율법에서 지키고자 하는 거룩함의 원천인 하느님은 잊어버리고 율법의 사소한 규정들에만 집착하며 사람들이 율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닌 듯싶습니다.
교회 안에서 점점 늘어나는 절차와 규정들 그리고 복음정신보다 교회법 조문들이 자주 들먹거려지는 현상이 안타깝습니다.
또한 신앙의 실천이, 성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사와 전례의 거행 또는 신심활동으로 축소되는 경향도 걱정스럽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은 철저한 그리스도 추종에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에 대한 경배, 즉 성사와 전례 거행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축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사와 전례에는 하느님에 대한 찬양과 예배의 성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예수 그리스도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기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경배는 현실에서 실천되는 그리스도 추종을 통해 완성됩니다.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순종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일상에서 어떻게 따를 것인가?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실천하려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자 화두입니다.
- 고진석 신부(왜관베네딕도수도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