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03 목,
* 맘에 없는 말은 하지도 마세요!
어릴 적 두 누님들과 있다 보면 사랑을 독차지했을 것처럼 보이는 이 가련한 막내는 예상과는 달리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불쌍한 존재자였습니다.
특히 간식들은 불공평하게도 누님들이 더 많이 먹었는데 마지막 한 개가 남으면 “이거 막내가 먹어!”라고 가끔 얘기해 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님들의 그 말이 진심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눈치 많은 막내는 그것을 날름 받아 먹을 수 없었습니다.
막내가 사양하는 즉시 그것은 큰누님의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한 번만 더 물어 보면 먹을 심산이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참 많이 하며 살아갑니다.
손해는 본인이 봅니다.
오늘 베드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죄인들을 구원하러 왔다고 말씀하신 예수님 앞에서 자신은 죄인이니 떠나달라고 말합니다.
죄가 많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회개하는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죄가 많으면 용서받을 것이 많고 많이 용서받으면 용서해 준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죄를 복된 오류라고 하고 은총이라고도 합니다.
미안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로 그분을 떠나보내 후회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그분 앞에서 좀 더 솔직해지고 좀 더 뻔뻔해집시다.
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주님!!
- 김홍석 신부(군종교구 해성대성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