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26 토,
*정직한 물음
예수님은 지상 생애 동안 제자들에게 다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복음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거듭 전합니다.
돌아보면 그런 것도 같습니다.
제자 가운데 큰 배신자도 나왔고, 수제자 베드로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날 세 번이나 부인했고, 십자가 주위에는 여인들뿐이었습니다.
여인들이 부활을 알려 줄 때까지, 제자들은 다락방 등에 숨어 지내야 했으니 말입니다.
오늘의 짧은 복음도 거듭해서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하였다”“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고 묘사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아주 알아듣지 못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제자들은 “두려워하였다”고 합니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막연히 느꼈을지 모릅니다.
죽어야만 부활하는 신비, 나를 내어 주어야 온전히 구원되는 신비, 가난한 자가 가장 행복하다는 역설을 깨닫는 마음이 자라나고 있었을 것입니다.
복음서는 제자들이 “묻는 것도”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제자들은 스스로 두려워 머뭇거렸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두려운 게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게 묻는 것, 핵심 진리를 솔직담백하게 대면하는 일, 그리고 오해를 무릅쓰더라도 진리를 망설임 없이 실천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용기를 내어 예수님의 가르침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을 때 그 길을 갈 수 있는 힘도 주실 것입니다.
- 주원준 수석연구원(한님성서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