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30 수,
* 무소의 뿔처럼 힘차게 나아가라
오늘 예수님은 참으로 근본적 결단을 요구합니다.
아버지의 장사도 지내지 말고 가족들에게 이별도 하지 말라니 말입니다.
돌아가신 가족도, 살아 있는 가족도 챙기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과연 그렇게 살아야만 주님을 따를 수 있는 것일까요.
평범한 삶을 사는 평신도들은 오늘 말씀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예수님은 오늘 복음 마지막 구절에서 힌트를 주십니다.
쟁기를 손에 잡았으면 주욱 밀고 나가라. 좌고우면하지 마라.
가장 중요한 일의 순서를 흐트러뜨리지 마라.
이 가르침은 큰 신비를 드러냅니다.
성당이나 각종 단체에서 주님의 일을 할 때, 자꾸 이것저것 고려하게 됩니다.
더 많은 요소를 더 차근차근 따져서 더 오래 토론하면 더 잘될 것이라고 믿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의 일을 하기도 벅찹니다.
더 많이끌어들일수록 더 흐트러지기 십상입니다.
하느님은 몸소 이 신비를 보여주십니다.
가장 근본적 결단을 내리신 외아들 예수님은 오직 주님의 일만 하셨습니다.
그분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이 사셨습니다.
오늘 축일을 맞으신 예로니모 성인은 훌륭한 능력을 타고 나셨지만, 평생 책 한 권을 번역하셨습니다.
바로 대중라틴말성경(불가타)입니다.
- 주원준 수석연구원(한님성서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