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01 목,
* 사랑하는 시간
사제로 살아가며, 저보다 어린 후배 사제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제답다는 것은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얼마나 더 사랑하는가의 정도가 아닌지 저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사랑의 최고에 다다른 이의 시간을 봅니다.
십자가 위에서 사랑을 고백한 예수의 인간적인 나이는 서른셋. 그리고 오늘 작은 사랑을 충실하게 내어주고 떠난 스물넷 여리디여린 한 여인을 떠올립니다.
예수의 작은 꽃 데레사, 그녀가 고백했듯 ‘사랑하는 것이 소명’이며, 그것이 교회 안에서 나 자신의 자리임을 다시금 마주합니다.
비록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눈에는 미미해 보일지라도 하늘 나라의 기준으로 보면 그녀가 걸었던 사랑의 작은 길이 더없이 크게 보입니다.
얼마나 더 사랑하는가?
얼마나 순수히 자신을 내어놓는가?
얼마나 자신의 시간이 사랑으로 열매 맺는가가 우리의 삶을 말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이와 같은 작은이가 되길 희망해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그리고 자신의 시간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한 사랑의 시간으로, 무엇보다 우리들의 삶을 통해, 우리들의 사랑을 통해 그분의 사랑이 드러나기를 청해 봅니다.
- 김인한 신부(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