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오로 사도 회심 축일과 하느님의 말씀 주일
그리스도인 일치와 화합 다지고 말씀 일깨우다 - 성 바오로 사도상. 1월 25일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다.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화와 개신교의 세계교회협의회 신앙직제위원회는 이날을 정점으로 1월 18일부터 한 주간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으로 정하고, 1968년부터 해마다 일치 기도 행사를 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9월 30일 자의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를 통해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과 맞물려 있는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정하고, 보편 교회에서 해마다 이날을 기념할 것을 선포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 거행이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성경은 듣는 이들에게 참되고 굳건한 일치에 이르는 길을 일러주기 때문이다. 교회는 왜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정점으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과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지내고 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본다. 또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도 소개한다.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교회는 왜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정점으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과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지내나? 그 이유는 성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화합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지독한 박해자였던 바오로 사도는 다마스쿠스로 그리스도인을 죽이러 가던 중에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 회심한다. 이 회심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가장 열렬한 사도가 됐다. 그는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일했으며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을 받고 순교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회심을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은 ‘부르심’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부르심 받은 사도”(로마 1,1), “하느님의 뜻으로 부르심 받은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1코린 1,1; 2코린 1,1), “이방인들의 사도”(로마 11,13), “사람들에 의해서도 아니고 어떤 사람을 통해서도 아니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하느님 아버지로 말미암은 사도”(갈라 1,1)로 밝혔다.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바오로 사도의 만남을 구원사에서 결정적 사건으로 보고, 고대 교회 때부터 1월 25일에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예로니모 순교록」에 따르면 로마에 있는 바오로 사도의 유해를 운구하는 예식이 처음으로 행해진 날에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로 지냈다고 한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 되면, 교황이 바오로 사도의 유해가 안장된 로마 성 밖의 성 바오로 대성전을 방문,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사제들은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옷을 상징하며 영광과 결백,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이날 미사 독서는 ‘바오로 사도의 개종 체험담’(사도 22,3-16)과 1코린 7,29-31 말씀이 봉독 되고,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18)는 복음이 선포된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온전히 성경에 봉헌된 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제정한 이유를 “성경이 없다면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그분 교회의 사명에 따른 여러 사건은 이해되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에 온전히 하루를 봉헌하며 특별하게 지내는 날이 신자들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별히 하느님의 말씀 주일 거행이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성경은 듣는 이들에게 참되고 굳건한 일치에 이르는 길을 일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황은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월 18일부터 성 바오로 사도 회심 축일인 1월 25일까지)과 맞물려 있는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정한 것이다. 이에 교황은 “하느님과 유대를 강화하고 그리스도인 일치를 이루기 위해 온 교회가 하나 된 지향으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거행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성경에 봉헌된 하루는 그저 하나의 연중행사가 아니라, 한 해 전체를 위한 행사여야 한다”며 주님 힘의 원천인 말씀을 일깨우는 신앙생활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월 2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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