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09 금,
* 눈길 가다듬기
나태주의 ‘풀꽃’이라는 시를 좋아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세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시선은 무척이나 오래여야 합니다.
그 시간이 나의 뜻과 다르고, 내가 보고픈 것을 흐려놓더라도 그럴 때 사랑의 시선이라고 말해도 무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려 노력한다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저 자신은 너무 즉각적이고, 너무 기계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지나고 보면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도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오직 저 자신의 지향만 들어가 있고, 저 자신이 만들어 낸 시간만이 있을 뿐이기에 거기에 하느님의 섭리나 하느님의 시간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분을 만나기에는 우리 마음이 너무나도 조급하고, 그분의 뜻을 기다리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하느님의 길마저 마귀의 뜻으로 판단해 버린 군중 가운데 몇몇의 목소리와 시선,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조용히 타일러 봅니다. 하
느님의 시간을 하느님의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기를 말입니다.
- 김인한 신부(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