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5 목,
* 내면의 일치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을 꾸짖는 복음말씀을 계속 묵상하면 가장 찔리는 사람들은 사실 사제들입니다.
교회 안에서 주님께서 맡기신 직무가 크기에 많은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제라는 이유 때문에 인사를 받고 윗사람 대접을 받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다른 이들이 떠받들며 손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다 도와줍니다.
때로는 오늘 복음 말씀처럼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짐만 지우고 있지 않는가?”라는 걱정과 우려도 하게 됩니다.
교황님께서 작년에 오셨을 때 그분께서 하신 모습들을 통해 교회의 성직자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다시금 물어보게 됩니다.
세월호로 고통받는 이들을 먼저 안아 주시는 모습, 소박하게 작은 차를 타고 다니시던 모습, 한 아이가 준 꽃을 로마에 있는 성전까지 가지고 가서 성모님께 봉헌하신 일화 등 가난하고 소외받고 약한 이들을 먼저 찾아가신 모습들 속에서 사제직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첫마음을 되돌아봅니다.
제 서품성구는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는 성모님께서 카나의 혼인집 종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다시금 첫마음을 생각하면서 카나 혼인잔치의 종들과 같이 사는 사제가 되야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 은성제 신부(서울대교구 대학생사목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