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7 토,
* 당당한 신앙
제가 맡은 소임은 서울대교구의 대학교들을 담당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무수히 만납니다.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식사 전 기도조차도 할 줄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는 것이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학교 식당에서나 갖가지 모임에서 성호경 긋는 것도 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가끔씩 어리지만 믿음이 깊은 친구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한 친구는 군대에서 주일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선임들의 온갖 언어폭력과 구타를 몇 달이나 견뎌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선임들끼리도 모여서 회의를 했답니다.
이 친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그 회의 뒤 선임들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근무시간부터 모든 면에서 이 친구가 주일에는 미사를 갔다 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친구가 선임이 되어가면서 신앙생활이 느슨해지면 주변에서 “너 천주교 신자잖아?” 하면서 자신이 신앙생활을 잘 하도록 긴장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나 행복할까? 사람들 앞에서 주님을 안다고 증언하였으니!”
- 은성제 신부(서울대교구 대학생사목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