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9 월,
* 모두 하느님의 것
고해성사나 면담을 하게 되면 의외로 재산분쟁 때문에 사연을 털어놓는 신자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도 어떤 사람이 재산 상속 문제 때문에 말씀하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부촌에서 본당 보좌사제로 있었습니다.
부임한 지 얼마 안 되는 어느 날 집 축성 부탁이 와서 가게 되었는데 그 집에서 운전기사를 보냈습니다.엄청 좋은 외제차였습니다.
그 차를 타고 가서 보니 온통 대리석으로 지어진 새하얀 집이었고 2층짜리 대저택이었습니다.
신부생활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저 역시 강남 출신의 사제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집은 처음 봐서 돌아오는데 손이 다 떨릴 정도였습니다.
사제관 문을 닫고 앉아 있는데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데서 어떻게 내가 2년간 사목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음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들아!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도 다 내 것이다.”
그 마음의 큰 음성이 떠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두려움이 사라졌고 씻은 듯이 손떨림도 사라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그래봤자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니 그 하느님을 놓치지 않는 것이 상속재산과 돈보다 더 중요할 것입니다.
- 은성제 신부(서울대교구 대학생사목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