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아니겠지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나병환자 열 사람을 고쳐 주셨는데 감사를 드린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올해 초 건강검진을 했는데 폐에 이상이 발견되어 몇 가지 검진을 더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폐암이 의심되니 조직검사를 하자는
의사의 말에 하늘이 노래졌습니다.
입원을 해서 준비하는 동안 ‘하느님이 나를 이렇게 사랑하시나?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되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살려만 주신다면….’ 등의 기도와 더불어 살아온 시간들이 영화필름처럼 돌아갔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 결핵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약물로
치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감사했던지요.
사람이 달리 보이고 세상의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 약을 다 먹고 일상생활로
돌아온 요즘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그때의 간절함, 다짐과 결심들은 다 어디 갔는지. 잊어버리는 게 사람이라 하지만 늘
감사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주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올해 은경축 선물로 결핵이라는 아픔을 주시어 나를 돌아보게 하시고
당신께 더 가까이 이끌어 주셨으니 찬미 받으소서.
남은 생은 덤이라 생각하고 더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늘 감사하게
하소서.
-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
공릉동성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