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하루
‘계속되는 일이나 현상의 맨 끝’이라는 뜻의 종말을 떠올리면, 모든 것이 끝나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고 무無로 돌아가는 것 -종말.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계속되는 일의 마침’이 반드시 소멸을 의미하는지 다시
묻게 됩니다.
세상만사 덧없고 허무라더니, 과연 이 세상에 ‘영원’이란 존재하지 않는가.
오늘 복음은 시간성 안에서 존재의 영원에 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십니다.
이는 변화하거나 스러지고 마는
세상만물에 앞서 보다 근원적인 존재 자체인 ‘말씀logos’이 있었음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음’(요한
1,14)을 생각하면, 세상 종말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은 결국 ‘말씀’ 자체이며 ‘삼위일체’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인것입니다.
그러므로
변화하고 소멸하고 마는 모든 피조물과 인간 존재는 처음부터 계셨고 마침에도 계실 존재 자체의 영원성을 향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하루가
늘 영원을 그리워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말씀 안에 산다면, 우리의 하루는 언제나 영원과 함께할
것입니다.
- 김정일 신부(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