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하느님 나라로의 지름길은 기도 /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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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5-11-27 | 조회수55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하느님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은 주로 예언서의 첫머리에 나온다. 예레미야에게 하느님께서는 유다 왕국의 멸망을 선포하라고 하시며, ‘나는 내 말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1,12)라고 말씀하셨다. 예언자를 통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못 박아 두시는 것이리라. 사람들이 당신의 말씀을 그리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게다.
많은 이가 심판을 예고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구원을 선포해도 그 약속이 성취되리라고 그다지 믿지 못한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 안에, 나의 삶 안에 개입하시고 변화를 일으키시리라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내일도 오늘과 그저 같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화의 표징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루카 21,29ㄴ) 나무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감지하고 늘 새로운 모습이다.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변화들에 민감해져야 한다. 유다인들은 그들에게 익숙한 무화과나무에 여린 잎이 돋는 것을 보면서, 열매가 무르익을 여름이 바로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챘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이 나무들의 변화로 당신 나라의 때가 찼다는 것을 깨우치신다.
예수님께서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라고 이르신다. 그러니 슬프다고 슬픔에 메이지 말고 기쁘다고 기쁨에 메이지 말아야 할 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인생이 덧없다고 말해서도 안 되리라. 슬픔의 순간에도 기쁨의 순간에도 우리 삶의 한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영원한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말씀’이다. 모든 것이 다 지나가고 사라져도 이 말씀과 함께 우리는 영원을 살게 될 게다. 세상의 그 숱한 만남도, 사건도, 계절의 변화도 말씀으로 창조되었기에. 말씀 안에서 이 모든 것은 하느님 나라와 연결되리라.
중국 고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닭싸움을 즐기는 상인이 있었다. 거금을 투자해 싸움닭 기르는 이에게 자신의 닭을 부탁했다. 열흘 후 그가 물었다. “닭이 싸울 만한지요?” “아직은 아닙니다. 자기 힘을 너무 믿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 뒤 상인이 묻자, 조련사가 대답했다. “아직도 아닙니다. 닭만 보면 싸우려 덤빕니다.” 또 열흘 뒤 상인이 묻자, 그가 답한다. “아직도 안 됩니다. 지금도 상대를 노려보며 자기 힘만을 과시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조련사가 말한다. “거의 됐습니다. 이제는 교만하지 않고, 함부로 싸우려 덤비지도 않고, 마치 나무로 깎아 놓은 듯합니다.” 이 닭이 싸움판에 나와 ‘꼿꼿이’ 서 있기만 해도 다른 닭들은 감히 덤비지 못하고 슬슬 뒤로 물러났다.
한낱 미물인 닭도 준비하고 훈련할 때 이렇듯 강자로 바뀐다. 우리는 종말을 위해 얼마만큼 준비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게다. 무화과나무는 해마다 새순으로 갈아입는다. 다시 출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종말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다.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본분입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기도일 게다. 기도는 하느님의 능력이 바로 우리의 힘이 되게 하기에. 이렇게 누가 뭐래도 기도만이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바로 그 지름길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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