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2 화,
* 찬양, 감사의 눈물
?
흔히 ‘마니피캇Magnificat’이라고 하는 마리아의 노래는 ‘찬양하다’는 뜻의 라틴어이자 이 노래의 첫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루카복음에 의하면,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부른 찬미가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베푸신 구원에 감사드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 아기의 잉태가 이스라엘 민족을 넘어 인류 전체의 구원에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구원이란 것이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부유한 자들을 빈 손으로 내치’며 ‘교만한 자들을 흩어 버리는 것’이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가히 혁명적이랄 만한 사회 전복에 가깝습니다. 도저히 연약한 여인에게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한 표현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찬미가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까닭은 그만큼 하느님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셨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마니피캇의 본질적 근거는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통치자나 부유하고 교만한 자들을 위한 자비가 아닙니다. 평등의 자비고,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을 위한 자비입니다. 그래서 찬양이란, 굶주린 이들과 힘없는 이들을 돌보시는 자비의하느님을 향한 감사의 눈물입니다.
- 김정일 신부(의정부 신앙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