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9 화,
* 일상 안에서의 거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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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자 시메온이라는 의롭고 독실한 이스라엘 사람을 통해 예언합니다.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25절) 계셨으므로 엄밀하게는 성령께서 알려 주는 사실입니다. 즉, 봉헌된 아기가 ‘계시의 빛’이며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계시(revelatio)’란 감추어져 있는 어떤 것이 자신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성聖과 속俗을 구분하던 전통에서는 거룩한 것이 하나의 신비로 가려져 있어 인간이 직접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그 거룩함도 때때로 일정한 역사와 사건 안에서 예외적으로 드러난다고 믿어왔는데, 봉헌된 아기 예수님이 바로 계시의 빛이며 거룩함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드러내는 계시는 당신의 거룩함만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까지도 드러내신다는 것’(35절)입니다. 거룩함 자체이신 예수님은 성聖과 속俗을 따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것을 여실하게 드러내 주심으로써 모두가 거룩함으로 정향토록 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하느님의 계시는 지저분한 우리 마음까지도 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우리네 일상 안에서도 거룩함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김정일 신부(의정부 신앙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