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와 시기 사이
어느 날, 한 청년이 저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큰일 났어요! 어떤 친구가 성당에서 사람들에게 자꾸 이상한 기도모임을 권유해요.” 요즘 신천지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그래? 또 그런 경우를 보면 나에게 알려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다음부터 청년은 쉴 새 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신부님, 그 친구가요, 방금 어떤 사람들에게 또 그런 말을 했어요.” “신부님, 그 친구가 좀 전에 또 다른 사람에게 같은 말을 하는 걸 들었어요.” 마치 그 사람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무슨 말만 하면 곧바로 저에게 고자질(?)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사람을 만나 보니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상한 기도모임을 홍보한 것이 아니라 함께 성체조배를 하자고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이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저에게 고자질했던 청년이 질투를 한 것이었습니다. 자기보다 예쁘고 항상 밝게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금세 친해지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고요. 질투와 시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시자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했습니다. ‘곧바로’라는 단어를 보니 그때 그 청년이 생각났습니다. 질투와 시기로 가득 차 누군가를 끌어내릴 기회만 엿보는 모습. 우리에겐 없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박민우 신부(서울대교구 서교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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