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2 (금)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마르코 복음 3장 13-19절
이름
복음서에서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추종하고 따르지만, 예수님은 특정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세우십니다. 그 머리로 세우신 베드로부터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까지. 그 하나하나를 보자면 군중들 중에 출중하다 내세울 것도 없고,
더욱이 죄인으로 불리는 세리, 과격한 어부, 정치적 해방을 꿈꾸는 혁명가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군중 앞에 열둘로 뽑혀 나아왔을 때 아마도 군중의 시선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 열둘은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넘어서서 온 인류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기대치 못한 일들을 해내고 맙니다.
개개인이 처한 비복음적인 상황, 헬조선이라 불리는 사회적 불합리, 인류가 처한 불평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비관적이고 소극적인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세례 때에 이미 그 이름 하나하나가 불리어 사제로, 예언자로, 봉사자로 세워진 사람들입니다. 위축된 스스로의 인식을 넘어서서 존재 안에 완전한 힘을 지닌 자녀들입니다. 내 앞에 대면한 비복음의 문제들은 숙명으로 주어진 과제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를 넘어서도록 불려 세워진 그리스도인의 사명, 이미 죽음을 넘어 부활로 보여 준 예수님의 길입니다.
김동원 신부(서울대교구 대만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