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무엇을 숨기려 들고, 무엇을 감추려 하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하고,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숨기려 하는 것은 모두가 배우지 않아도 잘하는 일입니다.
더욱이 힘이 있는 사람이 그런 태도로 드러날 것들을 감추고 숨기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하지만 숨기고 감춘 것들은 어두운 곳에서 더욱 악취를 풍깁니다.
나는 무엇을 드러내려 하는지요?
하지만 오늘 예수님의 비유는 ‘등불’입니다. 누구도 불을 댕겨 숨기거나 감추지 않습니다.
등불은 당연히 드러내어 밝히는 일을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등불은 더욱더 밝혀야할 것들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만인 앞에 드러내서 밝히 빛나야 할 것이 아직 숨겨져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나의 자랑거리나 잘못이 드러나거나 감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자꾸만 누군가가리려고 하는 것을 드러내시겠다는 다짐의 말씀입니다.
유다 사회의 강한 규정 안에서 예수님은 감추어질 수 없는 하느님 사랑의 불을 댕기셨습니다.
빛은 서서히 어둠을 밀어내고 모든 것을 밝히며 드러나게 됩니다.
그 사랑의 빛에 드러난 모든 피조물은 점점 더 또렷하게 자신의 존재를 ‘더 받게’ 되고, 빛으로부터 숨는 이들은 더욱더 알아보기 힘든 존재처럼 ‘빼앗길’ 것입니다.
- 김동원 신부(서울대교구 대만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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