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기지만, 그의 말과 행동을 예사로 흘려버릴 수 없는 두려운(?) 친구가 있습니다.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이 주는 무게감이 대단합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의 어려움과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삶을 건강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두려움이기에 그런 그가 좋습니다. ‘헤로데는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고 보호해 주었다.’(6,20)라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헤로데는 비록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백성들의 신망을 받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말씀과 삶에 권위가 있는 요한이 두려웠나 봅니다. 요한이 하느님의 사람이었기에 헤로데마저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복음의 길을 올곧게 걸어가는 이에게는 향기가 있습니다. 복음에 대한 열정과 투신의 정도가 깊은 사람일수록 그리스도의 향기가 짙게 배어납니다. 그 향기가 너무도 진해 두렵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복음적 열성으로 살아가도록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상보적 존재입니다. 그런 모습이 세상에 두려움을 안겨줄 것이고, 그럴수록 세상은 더 따뜻해지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김규봉 신부(의정부교구 전곡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