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오해받기보다는 좋은 일에 칭찬받고 싶습니다. 이는 당연하고 본능적인 인간의 욕구입니다. 그런데 이런
욕구는 내가 하는 행위가 사실과 다르게 평가될 때 더 강하게 표출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분은 내가 말하기도 전에 무엇을 생각하고 욕망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모두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그분 앞에서 ‘제가 이런 것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많은 기도를 하고 있고 단식과 금육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고 자랑하는 것은 무익한 일입니다. 이미 다 알고 계시니까요.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모든 사람에게 풍부히 돌아가야 한다.”(사목헌장 69항)
교회의 사회교리가 말하는 ‘재화의 보편적 목적’에 관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재화의 소유주가 아니라 임시 관리인입니다. 하느님이 그것을 잘 나누어 쓰라고 우리에게 잠시 맡겨 주신 것인데, 관리인인 우리가 그것을 주인의 뜻에 맡게 사용하는 것, 자선을 실천하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재의 수요일입니다. 이 사순시기에
우리는 내 욕망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그것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지를 물으며
당연히 열심히 기도하고 단식하고 자선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김규봉 신부(의정부교구 전곡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