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6 (금)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 줄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 21장 33-43.45-46절
내가 바치는 소작료
보통 교무금은 매월 봉헌합니다. 그러나 농촌 본당 교우들은 수확 시기에 맞추어 교무금을 모아서 봉헌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농작물을 수확하시면 제일 먼저 하느님께 봉헌할 것을 따로 떼어놓고 나머지를 생각하셨습니다.
이는 지출할 항목 중 하나가 아니라,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지만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몫으로서 교무금을 생각하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게 그것 아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과 인식에서 분명 구별됩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을 하느님의 것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나의 것으로 생각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나아가 내 삶과 일상에 그 무엇으로도 침범받지 않고 하느님만을 생각하고 위할 수 있는 시간과 봉헌이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작인들은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했고 그렇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밭 임자에 대한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사실 포도밭도 그 안의 모든 것도 밭 임자의 것입니다. 다만 거기에서 얻은 수확의 일부를 제 몫으로 허락받은 것뿐입니다. 소작인들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 자신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애초부터 나의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었고 나는 다만 그분이 허락하신 만큼만 받아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신앙인으로서 하느님만을 위해 내놓은 나만의 시간과 봉헌이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