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 23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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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16-09-06 | 조회수1,816 | 추천수13 | 반대(0) |
안보여서 다행인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의 피부를 이루는 세포들입니다. 만일 세포들을 볼 수 있다면 조금은 이상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몸에서 배출되는 가스들입니다. 트림과 방구가 색깔이 있다면 이상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입니다. 누군가 나의 생각과 마음을 볼 수 있다면 세상 살아가는 재미가 덜 할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아주 유쾌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오히려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절망 중에 삶을 포기할 수도 있고, 정해진 삶이기에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보지 못하는 것이, 알지 못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은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배고프다고 미리 밥솥을 열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의 상처도 아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급한 성격에 상처를 만지거나 뜯어 버리면 상처가 더 커질 수도 있고, 덧나기도 합니다. 약간 보기 싫어도, 상처 난 부위를 지켜보아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즐겨보는 스포츠도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재미가 있고, 긴장이 있고, 흥미가 있기 마련입니다. 짜릿한 역전의 묘미도 있고,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스포츠는 한편의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함부로 상대방을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마십시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로 우리를 초대하는 분은 오직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주어진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저의 신학생 때가 떠올랐습니다. 함께 했던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똑똑하고, 건강하고, 능력이 있는 친구들이 신학교를 떠나곤 했습니다. 규칙을 어기고, 과도한 음주로 기도시간에 빠졌던 친구들이 사제가 되어서 기쁘게 사는 것도 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들의 생각과 판단 기준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방에는 많은 전자제품들이 있습니다. 방을 밝히는 등,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는 냉장고, 세상의 소식을 전해주는 텔레비전,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 더위를 피하게 하는 에어컨, 이웃과 대화를 하게 하는 전화기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저의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이것들이 없는 생활은 아주 불편할 것입니다.전자제품들 모두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원이 있어야 합니다.아무리 기능이 많고, 멋진 제품이라 해도 전원이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12명의 제자를 선택하셨습니다. 제자들 모두는 각자의 능력과 재능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사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의 능력과 제자들의 힘은 바로 예수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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