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제 눈의 들보를 빼내는 이 만이 /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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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6-09-09 | 조회수1,30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탈무드 이야기이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하고 나왔는데, 한 아이의 얼굴은 시커멓고, 다른 이는 그을음 하나 없이 깨끗했네. 둘 중 누가 얼굴을 씻었겠나?’라고 라삐가 물었다. 제자가 대답했다. ‘물론 얼굴이 더러운 아이겠지요.’라는 제자의 답에 라삐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를 보고는 자기 얼굴도 깨끗한 줄 알고 씻지 않고, 깨끗한 아이는 더러워진 상대를 보고는 얼굴을 씻었다네.” 상대가 바로 자신의 거울과 같단다. 다른 이의 단점이 보이는 건 바로 자신에게 그와 같은 단점이 있기 때문이라나. 주는 것 없이 밉다는 말이 있듯이 별로 상관이 없는 이도 싫게 되는 건, 내면에 있는 자신의 싫은 모습이 상대에서 보기 때문이라나.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준엄한 꾸짖음이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보라는 거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게다. 불평과 불만이 언제나 앞서 나타나니까. 기분이 언짢거나 마음이 섭섭하면 더욱 그렇다. 좋은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나쁜 모습만 눈에 뜨이니까. 그러니 평소의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많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기에. 평화를 위해 애쓰면 불평하고 싶은 그 충동이 억제되리라. 눈먼 이가 눈먼 이의 길잡이가 될 수 없듯이, 알지 못하면 가르칠 수 없다. 공자도 수신제가, 곧 먼저 덕을 쌓아서 자기 가정의 평화를 이룬 다음에 다른 사람 앞에 나서라나. 또한 예수님께서는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가장 선한 이에게도 이는 적지 않은 결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일 게다. 따라서 우리는 두루 약점을 지니고 있기에, 형제적인 충고가 아닌 비난을 위한 비판을 해서는 결코 안 되리라. 아무리 악한 이에게도 분명 좋은 점이 있기에, 상대방의 약점을 발견하여 헐뜯기보다는 오히려 장점을 찾아내서 격려해 주어야 하리라.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더 큰 곤경에 빠질 게다. 우리는 먼저 자신이 가진 약점과 상대방이 가진 장점을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이는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탓하는 이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가난을 극복하려고 부지런해지고 각고의 노력을 할 수도. 자신이 가진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지혜는 각자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리의 약점은 그리스도 안에서는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은총의 통로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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