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진실을 외면하는 악이야말로 /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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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6-10-07 | 조회수1,378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무학 대사와 태조 이성계에 관한 일화이다. 어느 날 대화 막판에 태조가 말했다. “오늘은 군신(君臣)의 예를 떠나 모처럼 농담이나 합시다.” “좋습니다, 전하!” “대사께서는 산중서 지낸 탓인지 얼굴이 흡사 산돼지 같구려.” 대사가 말을 받았다. “하하하, 전하의 얼굴은 꼭 자비의 부처님 닮았습니다.” “내가 농담했는데 아첨을 하다니요?” “전하,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꼭 돼지만 보이는 법이지요.” 순수한 이에게는 모든 게 깨끗하게 보이고 그러지 못한 이에게는 가장 깨끗한 것까지도 더럽게 보인단다. 이처럼 비추어진 상대방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요, 나를 비추는 거울일 게다. 그러기에 ‘해서는 안 될’ 게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미운 이’라도 사탄이라고 말해서는 안 되리라. 무심코 내뱉는 말 속에 비난의 폭력이 숨어 있는 건 아닌지를 돌아보자.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신다면, 어찌 마귀 힘이 발휘할 수 있겠는가?
예수님 치유의 기적을 마귀의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린 것이라고 유다인들이 치부했던 이유는, 그들이 모든 병과 악의 근원인 마귀를 몰아낼 수 있는 힘을 한 인간인 예수님이 지녔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러나 역설적으로 마귀를 몰아내는 권능을 지닌 예수님의 능력에 맞서려는 사탄의 세력에, 믿음이 아닌 인간의 나약한 의지로 맞서다 보면, 교만과 위선의 덫에 걸려 ‘더 악한 영 일곱’의 세력에 쉽게 무너지거나, 힘겨운 영적 투쟁을 해야 할게다. 악의 세력이 갈수록 강해지는 오늘날, 하느님 능력에 자비를 청하는 우리네 ‘믿음의 힘’이 더 절실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기에 ‘힘센 자’ 마귀를 몰아내면 그 자리를 ‘더 힘센 자’이신 예수님께서 채우셔야만 한다. 그러기에 사탄이 들어오기 전에 우리 ‘집’을 예수님께서 온전히 차지하시어 그 안에 다른 누구도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만 하겠다. 아울러 이웃은 정당한 방법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온갖 중상모략을 막 해 내리라.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은 커다란 덕이다. 반대로 상대방의 진실을 외면하고 험담하는 것은, 그야말로 커다란 악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참 좋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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