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자선을 베풀며 당당히 살아가야 /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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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6-10-11 | 조회수1,329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떤 바리사이가 집에서 식사하자고 예수님을 초대하였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런데 그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시는 것에 놀랐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하지만,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진다.”(루카 11,37-41 참조)’ 그날의 식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시쳇말로 예수님께서 초를 쳐도 단단히 치셨다. 밥 먹을 때, ‘손 씻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작 더 고쳐 잡아야 할 건 마음을 바로 잡는 것일 게다. 사실 바리사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율법은 누가 뭐래도 엄격하게 잘 지켰지만, 왜 지켜야 하는지의 목적은 소홀히 여겼다. 예수님은 그 점을 늘 안타까워하셨다. 목적이 비뚤어졌기에 과정 과정이 흠투성일 수밖에. 이러니 곳곳에서 경색된 게 드러나 예수님으로부터 부터 혼쭐도 당했다.
오늘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해 놓고, 그분이 유다인의 관습대로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는 모습을 불편하게 쳐다본 바리사이를 향해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라고 질책하신다. 이런 예수님의 말씀이 마치 주일에 미사 참례로 신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거나, 교회에서는 헌신적이지만, 가정과 직장에서는 속되기 짝이 없는 표리부동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향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은가? 평생을 성당에 다녔어도 주일 미사 참례나 판공성사의 의무를 채우는 정도로 신앙생활을 해 온 이에게는 그야말로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을 게다. 익을수록 벼는 고개를 숙인다. 익지 않은 건 숙이고 싶어도 알맹이가 차지 않았기에 숙일 수가 없다. 꽉 차면 낟알은 자동적으로 숙인다. 영적으로는 대단히 빈곤하기에 겉모습에만 매달리려 한다. 알맹이가 없는 거라 내적으로는 마냥 허전하기에 아무것에도 걸릴 적 없는 거추장스런 법 따위를 두고 이리저리 뒤적이잔다. 누군가로부터 받는 자선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삶이라면 너그럽지 않을 수가 없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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