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우리 구원자 예수님 /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 주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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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6-11-20 | 조회수1,143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리스도를 왕으로 믿고 고백하는 건 참으로 중요한 시대적인 과제였다. 참된 통치는 무력이 아닌 사랑임을, 참된 권력은 자신을 높이는 게 아닌 낮추는 데에서 오는 것이니까. 전례력으로 연중시기 마지막 주일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수님은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닌, 자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시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써 높아지신 거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님은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였다. 또한 한국 천주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믿는 이들이 일상에서 성경을 더욱 가까이하며 자주 읽고 묵상하기를 권장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의 등불이자 양식이기에. 예수님은 하느님 백성을 이끌 영도자요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그러나 ‘이 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명패가 보여 주듯이, 그분의 왕권은 십자가 주위에서 펼쳐졌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 세례 때에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말씀을 주셨다. 이스라엘에서 왕의 즉위식에는 늘 두 명의 증인이 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서는 모세와 엘리야가(루카 9,28-36) 있었다. 그러나 골고타의 즉위식에는 단지 천박한 강도 둘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시시한 즉위식에 오르실 왕은 끝까지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초라한 즉위식에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두 강도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도의 왕직의 진정한 의미를 알리셨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적들과 죄인들에게 용서를 베푸는 직무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왕권을 통해, 뉘우치는 강도를 아버지의 나라로 받아들이시고, 뉘우치지 않는 완강한 적들도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하시며 용서하셨다. 그리스도의 왕권은 용서와 화해를 위한 봉사의 직무이다. 우리가 죄를 뉘우치고, 다른 이의 죄를 용서해 주는 것도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것이리라.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믿음 때문에 더러는 짐은 안고 가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짐이 어두운 세상에서 참 빛이라면, 아니 누군가를 살리는 생명이 된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기꺼이 지고 가야만 할 게다. 그 길엔 빈정거림이나 조롱 따위는 들리지 않으리라.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분 음성만이 들릴 뿐이니까.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믿는 우리는 예수님을 왕으로 고백한다. 그런데 그분은 너무나 무력하게 왜 매달리셨는지는 의문이 생긴다. 왜 그러셔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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