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그 먼 길을 달려온 동방의 박사님들 / 주님 공현 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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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01-08 | 조회수1,17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의 삶은 어떤가? 기쁘고 행복한가? 아니면 늘 두렵고 불안한가? 사실 예전에 견주어 물질적으로 쾌나 풍요로운 생활이다. 그렇지만 진리를 추구하려는 열정과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이 되지 않았다. 한 해 동안 우리의 발걸음은 과연 어느 곳을 향해 나아갈지 살펴볼 일이다. 철학자 칸트는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게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라는 쉽게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에 매달렸단다. 그렇다. 우리도 이런 물음들을 마음에 품고 한평생을 간다. 우리의 삶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임에랴. 우리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될 게다.
사실 길을 떠난다는 것은 모진 고생과 위험을 받아들이고 이겨 내겠다는 뜻이리라. 길 떠나는 박사들은 진리를 찾아 끊임없이 애쓰는 이다. 또한 기약 없이 길 떠남은 가진 것을 버리는 것과 같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과 친지 가족을 포기했듯이 먼 길 나섬은 편안함과 개인의 욕심을 버리는 ‘자기 비움’일 게다.
밤하늘의 찬란한 별빛이 베들레헴으로 동방 박사들을 안내하였다. 거기서 그들은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구세주를 보고 경배하며 큰 기쁨을 얻었을 게다.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께서는 온 인류에게 구원의 서광을 비추셨다. 박사들의 여행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하늘의 별을 의지하여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들어가는 여정은, 많은 노고와 위험이 따른다. 진리를 찾아 나서는 길도 이와 다를 바가. 늘 주위에 온갖 위험이 도사린다. 따라서 구원의 여정은 커다란 용기와 도전의 정신이 있어야만 한다. 동방의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을 만나러 아마도 먼 곳에서 별의 인도로만 왔을 게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이것은 분명히 주님께서 개입하신 사건이다. 그분은 시도 때도 없이 다 개입하신다. 그분 떠난 우리는 없다. 우리도 박사들처럼 물러나지 말고 발걸음을 주님께 돌리자. 그러면 그분께서는 삶의 별빛으로 답을 주시리라.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한 것임은 이미 예고된 바다. 동방 박사의 방문은 이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다. 그들이 이런 귀한 선물을 들고 험한 광야를 가로질러 베들레헴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구세주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에. 이렇게 주님께서는 우리가 기쁨으로 생활하시기를 원하신다. 우리 역시 광야와 같은 메마른 일상생활의 여정에서도 이 성전에 모였다. 우리는 지금 어떤 희망을 지니고 그분께 경배를 드릴까?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 하늘의 별만을 보고 믿음으로 발길을 옮긴 박사들처럼 우리 역시 믿음으로 그분 안에 머물기를 간청하자. 오직 밤중에만 그 머나먼 길을 달려온 동방의 박사들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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