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당신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저를 / 연중 제1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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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01-12 | 조회수1,046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셀 수 없을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감상했을 불후의 명작 ‘벤허(Ben Hur)’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나병에 걸린 벤허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나병 환자들과 함께 어느 동굴에서 마치 짐승처럼 모여 사는 처참한 모습을 담았다. 그 모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랑하는 아들, 오빠를 만났지만, 얼굴을 마주하지도 반갑게 포옹도 해 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숨어야 하는 기구한 모습이 영화에서 잊지 못할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결국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나병이 말끔하게 치유되는 해피엔딩이지만 나병 환자들의 버려진 현장이 기억되는 모습이리라. ‘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마르 1,40-42).’
그분께서는 언제나 먼저 우리에게 사랑을 주셨다. 그러기에 그 사랑의 유전자를 우리도 가지고 있을 게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늘 고백하게 된다. 그분의 사랑이 내 안에서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고 그 맥박으로 말미암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나온다. 사랑의 코드로 말미암아 하느님을 알게 된다. 내가 진실한 사랑을 내보낼 때 나의 사랑은 하느님의 창조성을 복구시키는 치유의 기적이 된다. 하느님의 마음이 사랑이라면 사람에게는 연민이 그 사랑이다. 다른 이의 아픔과 눈물과 고난의 처지에 공감하고 배려할 때의 마음과 행동을 사랑이라 한다. 예수님께서 베푸신 치유의 기적, 그 힘은 바로 병자를 측은히 여기시는 이 사랑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사랑은 측은한 처지에 있는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리라. 그분께서 이렇게 내게 손을 내미실 때 나도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삶을 살아야만 할 게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나병 환자를 치유하셨다. 그들의 간절한 청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그분의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그들의 청원은 모든 이가 가져야 할 자세이다. 사실 우리 영혼이 문드러지고 흉측해지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게다. 그렇지만 나병 환자들의 아픔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지고 있는 짐이리라.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그들께 보여 주신 자비와 연민은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이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는 예수님 말씀은 우리 모두가 듣고자 하는 보속이다. 지금도 장애를 가진 이, 병에 찌든 이들에게 예수님 사랑은 전해져야만 한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그들에게서 당신 사랑을 발견하기를 바라신다. 예수님 사랑으로 보면 사회적 약자가 교회의 소중한 자산이며 구원에 이르게 하는 안내자이니까. 그들을 통해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우리에게 드러날 터이니. 이렇게 예수님은 절박한 고통을 가진 나병 환자를 치유하셨다. 당연히 죄의 대가로 받아야 할 천벌이라 여겼던 당시의 통념을 무너뜨리고 예수님은 무한의 자비를 베푸셨다. 우리는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믿는 이다. ‘예수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나병 환자의 말을 이제는 우리가 묵상 속에 늘 새겨야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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