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하느님의 법은 사람을 사람답게 / 연중 제2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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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01-17 | 조회수1,24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교중 미사 참여는 안식일(주일)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 선’일 게다. 그래서 미사 참여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착각을 종종 한다. 물론 미사 참여로 성체를 모시면 거룩히 지낸 것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많은 이가 주일을 의무적인 미사 참여의 날 정도로 인식한다. 만약 불참하면 고해성사를 봐야하기에, 그게 귀찮아 성당에 간단다. 주일 미사 참여는 의무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단순히 수동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신앙의 깊이’는 그리 더하지는 않을 게다.
예수님은 모든 율법은 하느님과 인간 사랑에 그 기초를 두신다면서, 이 둘이 본질상 하나임을 가르친다. 따라서 안식일 법이 하느님을 위한 법으로 제정되었다면 그것은 마땅히 사람을 위한 법이어야만 한다. 만에 하나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라면 하느님도 안식일을 위하여 존재하는 게 된다. 그러나 모든 법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리고자’ 만들어졌고 그렇기에 법 역시나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이다. 예수님 제자들은 배가 고파서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는다. 이를 본 바리사이들은 그분께 또 따진다. 우리는 상대가 나와의 다름을 종종 참지 못한다. 나와 다른 그가 틀렸다고 하며 더 이상 소통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화가 생기고 다툼이 인다. 사랑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할 게다. 그렇지만 상대방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바오로 사도도 코린토 교회 공동체와 관계에서 이를 뼈아프게 경험했다. 그러고는 ‘사랑은 참고 기다리는 것’(1코린 13,4)임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된다. 참는다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것일 게다. 옛날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을 보면 죽는다고 믿었다.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자신을 죽이지 않고서는 하느님을 뵐 수 없다’는 거다. 아니 만날 수가 없었으리라. 자신을 죽이는 고통과 노력 없이는 그분을 볼 수 없다. 신앙생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느님을 믿고 닮는 일이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고 낮추어 비운 그 자리에 그분께서 들어서실 수 있게 해야 한다. 낮추어야만 그분을 만나볼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라는 그분 말씀을 늘 생각해야만 한다. 안식일의 근본은 ‘하느님 안에서 머물고 쉬라.’는 것일 게다. 사실 음식을 준비하지 말고 땔감을 모으지 말며 불 피우지 말라는 뜻은 하느님 섬기는 일에 지장이 생기기에. 사실 제자들이 배고파 밀 이삭 뜯어 먹은 것은 외면상으로 안식일 규정을 어긴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 구원 사업을 도우려고 따르는 제자들은 ‘안식일의 주인’을 섬기는 중이었다. 더구나 예수님 가르침은 율법은 사람을 얽어매려는 것이 아닌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려고 존재한다는 거란다. 이렇게 율법은 사랑과 자유의 계명이라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하느님의 법인 율법은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존중하고 하느님 모상을 완성하고자 존재한다. 그분께서는 인간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시며 당신 법을 어기더라도 회개할 때까지 참으시며 기다리신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이가 각자의 존엄성을 가지기를 바라신다. 따라서 허기를 채우려 밀 이삭을 뜯은 제자들 행위는 하느님 앞에 정당하며 단죄 받을 수 없다. 위대한 성인들은 자신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이들께 나누어 준 뒤, 하느님을 사랑하며 섬기는 일에 전념하였다. 하느님의 것을 그분에게 되돌린 성인들의 행위는 율법을 완성하는 믿음의 고백이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모든 율법은 하느님 사랑과 인간 사랑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라시며, 이 둘이 본질상 하나임을 가르치셨다. 따라서 안식일 법이 하느님을 위한 법으로 제정되었다면 그것은 동시에 사람을 위한 법이 되어야 한다. 모든 법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자 만들어졌고 그런 이유로 그 법은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존재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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