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정화의 시기 / 재의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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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03-01 | 조회수1,12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저녁 미사 전까지 사십 일 동안의 기간이다. 주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주님 부활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정화의 기간에 차분히 우리의 부활을 준비하자. 해마다 이즈음이면 나누고 베풀자는 외침을 곧잘 듣는다. 가족과 자주 만나는 이웃을 떠올려보자. 그들에게 먼저 베풀지 않으면 ‘달라는 삶’으로 바뀌게 되리라. 거지는 단순히 얻어먹는 이가 아니다. 무조건 달라는 이다. 그래서 주지 않는다고 그들은 늘 상 섭섭하게만 생각한다.
그러니 가까운 이들께 먼저 베풀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물질이든 애정이든 그렇게 주고는 잊어야만 한다. 적선하라고 하면 돈과 재물로 도와야만 된다고 너무너무 쉽게 연관 짓기가 십상이다. 늘 만나는 이들과 이렇게 ‘사랑의 관계’를 맺지 못하면, 늘 만나는 주님과도 올바른 관계가 될 수가 없을 게다. 남을 돕는다고 해서 다 적선이 되는 게 아니리라. 진정한 적선은 남모르게 하는 거다. 오른손도 왼손도 모르게. 그래야 ‘하늘의 힘’이 함께한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Hodie mihi, cras tibi!) 서양인의 묘지 비문에 종종 등장하는 새겨야 할 말이다. 언제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우리이다. ‘오늘 이 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가장 살아 보고 싶었던 바로 그 내일이다.’ 하루하루가 머무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꼭 되새기자. 하느님은 숨은 일도 보시는 분이시기에. 오늘 우리는 머리에 재를 받으면서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권고를 듣게 될 게다. 은총의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늘 깨어 기도하고 하느님께 자신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그러기에 이 사순은 삶의 진실성을 추구하는 수행의 때이기도. 진실한 인간, 참 그리스도인, 솔직한 제자의 삶을 추구하며 말 그대로 자기다움을 회복하고자 하는 회심의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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