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색다른 셈법 - 윤경재 요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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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17-03-24 | 조회수1,316 | 추천수17 | 반대(1) 신고 |
색다른 셈법
- 윤경재 요셉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12,29~31)
사람들은 그녀를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녀는 폐결핵으로 인생의 황금기인 스물네 살 때부터 13년 동안 거의 침대에서 누워 지냈습니다. 또한 직장암, 파킨슨씨병, 척추 결핵 등이 계속 그녀의 육체를 공격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한 줄기 강렬한 빛으로 쏟아진 것은 ‘신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그녀는 처절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인간의 원죄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쓴 작품이 아사히신문사의 1천만 엔 소설 공모에 당선되었습니다. 마흔두 살 때의 일입니다. 그녀는 일약 일본 최고의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결혼 후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작은 가게를 내었습니다. 지극 정성으로 가게 일을 돌보자 손님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트럭으로 물건을 들여와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가게는 망해봐야 내 월급으로도 먹고 살만 해요. 그러나 이웃 가게는 우리 때문에 문을 닫으면 딸린 식구들은 오갈 데가 없어져요.” 이 말은 들은 그녀는 이웃 사랑에 대하여 크게 깨닫고 가게 규모를 오히려 줄였습니다. 그 대신 남는 시간에 틈틈이 소설을 써 응모하였습니다. 몇 년 치 가게 수입보다 훨씬 큰 상금을 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했습니다.
그녀가 소천하기 직전에 남긴 말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질병으로 내가 잃은 것은 건강뿐이었습니다. 그 대신 ‘신앙’과 ‘생명’을 얻었습니다. 사람이 생을 마감한 후 남는 것은 ‘쌓아놓은 공적’이 아니라 ‘함께 나누었던 사랑’입니다.”
중국 당나라 때 송청이라는 유명한 한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침을 잘 놓고 약을 잘 조제하여 많은 사람을 치료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돈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외상으로 침을 놔주고 약도 지어 주었습니다. 연말이면 외상장부가 여러 권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약값을 독촉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연말이면 외상장부를 모두 태워 버렸습니다.
송청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40여 년 동안 한의사를 하면서 수십 권의 외상장부를 태웠지만 크게 손해 본 적은 없다. 물론 약값을 떼어먹은 사람도 있었으나 나중에 출세해 약값보다 훨씬 많은 보답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선을 베푸는 것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만은 아니다. 나를 믿고 찾아준 그들 덕분에 내 실력이 향상되었지 않은가?”
하늘의 태양은 빛을 세상 모든 것, 누구에게나 비춰줍니다. 지구도 달도 모두 제 크기만큼 태양 빛을 받습니다. 제 크기보다 더 많이 받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영은 태양보다 훨씬 큰 하느님의 영을 제 몸 안에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을 제 몸 안에 받아들인 사람은 하지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색다른 셈법’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술술 풀려나갈 것입니다. 색다른 셈법의 기준은 눈에 보이는 이익이 아닙니다. 긴 호흡으로 전체를 통찰해 보는 안목입니다. 나와 너가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됨을 깨닫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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