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5.28."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 |||
---|---|---|---|---|
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5-28 | 조회수6,19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마태 28,16-20(주님승천 대축일)
오늘은 주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신 주님승천 대축일입니다.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열어주신 날입니다. 그 누구도 열지 못했던, 아벨의 의로운 피로도 아브라함의 굳은 믿음으로도, 모세의 열성으로도 예언자들의 충성으로도, 결코 그 누구도 열수 없었던,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닫힌 하늘의 문을 그리스도께서 열어주신 날입니다. 우리는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으면서도 하늘나라에 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대체 하늘은 어디인가?
오늘 <제1독서>에서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시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 둘이 나타나 말합니다. “왜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느냐?”(사도 1,11)
하늘, 그것은 지붕이 없는 저 위 어디쯤의 어느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신 곳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이 무소부재하시니, 그 모든 곳이 하늘입니다. 특별히 하느님이 내 안에도 계시니, 내 자신이 하늘입니다.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거처이니 말입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모두 승천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는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는 장면을,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 편에 앉히심을, <복음>은 승천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전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몇 군데 나옵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담의 6대 후손인 에녹이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서 데려가셨는데(5,24), 이를 두고 <히브리서>에서는 에녹은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옮아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1,5). <열왕기 하권>에는 예언자 엘리야를 하느님께서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올라가셨고(2,11), <토비트서>에서는 라파엘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2,20). 그렇다면, 승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늘”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듯, “승천”도 물리적인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승천”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로 어느 한 장소로 있던 예수님께서, 이제는 어느 공간에서나 같이 계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되심을 의미합니다.곧 승천을 통해서 육신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신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심과 동시에, 우리에게도 그 영광을 주시려 찾아오심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이처럼, “승천”은 떠나감이 아니라,오히려 오시어 함께 계심을 말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오 벗이요 동반자이십니다. 그러니, 영광의 왕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이 식탁의 자리에 와 계십니다.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먹이십니다. 이토록,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은 우리에게 복이 내리는 날이요, 우리가 영광을 입은 날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영광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오늘은 홍보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의사소통의 참된 힘은 ‘이웃되기’(제48차 홍보주일 담화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웃이 될 수 있는가?를 답하셨습니다. 곧 어려운 형제를 돌보아주는 것이 이웃이 되는 길임을 밝히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사소통이 고통을 달래주는 향유가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맛좋은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웃되기’가 바로 오늘 우리가 사는 승천의 삶이 될 것입니다.곧 땅을 딛고 걷되 하늘을 바라보며 걸으며, 동료와 손을 잡고 걷되 다름 아닌 그분과 함께 걷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살되 세상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
나는 오늘, 내 형제에게 진정 형제가 되어주고 있는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