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18."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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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6-18 | 조회수5,298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요한 6,51-58(성체 성혈 대축일)
오늘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내어놓으신 당신의 몸과 피, 그 크신 사랑과 신비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이제 곧 우리는 당신 몸과 피를 우리의 양식으로 내어준 그 크신 사랑을 먹을 것입니다. 그토록 아름답고 거룩한 사랑을 마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 6,51)
참으로, 어마어마한 말마디입니다.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라고 하십니다.단지 “내려온 빵”인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줄 빵”이이라고 하시면서,그 빵은 바로 “당신의 살”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이 이 빵으로“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세상에 생명을 줄 빵은 그 빵이 되기에 앞서, 밀이 바수어져 물과 함께 반죽이 되듯, 그렇게 부서지고 쪼개지고 피 흘리려야만 했습니다.그래야만 “빵”이 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야만 “참된 양식, 참된 음료”가 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양식은 결코 우리가 획득하여 얻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주셔서 받은 것입니다. 은총입니다. 당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입니다.
나는 언젠가 이런 영상에 빠져든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한 마리의 종달새가 되어 쫑알쫑알 거리며,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 의해 갑자기 땅으로 곤두박질쳐 패대기쳐졌습니다. 그 순간 나의 온몸은 풍기박살 나고, 살점과 함께 피가 터져나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는 예수님을 뵈올 수 있었습니다. 나보다 먼저 그렇게 풍기박살 나고, 피 흘리시고,쪼개어지고, 나누어지신 예수님을 뵈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나를 산산이 부수신 것은 나보다 먼저 당신께서 쪼개지고 나누어지고 찢어지신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야만 쪼개지고 나누인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그처럼,쪼개어져야만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까닭에 나를 풍기박살내고 산산이 쪼개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를 박살낸 이는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야만 온 몸을 쪼개고 피 흘린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까닭이었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쪼개진 빵으로 오십니다. 그리고 쪼개진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요한 6,54).
당신의 사랑, 당신의 생명을 “먹어라”라는 말씀입니다. “먹어라”라는 말씀의 뜻은 세 가지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당신께서 우리의 밥이요, 양식임을 말해줍니다. 이를 <제1독서>에서는 “사람이 빵만으로는 살지 못하고 하느님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씀을 따라야 산다.”(신명 8,3)고 말하고 있습니다. <둘째>로는 예수님과의 사귐을 말해줍니다. 이를 <제2독서>에서는“우리가 기리는 찬양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와의 사귐이요,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과의 사귐이 아니겠습니까?”(1고린 10,16)고 말하고 있습니다. <셋째>로는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물음을 말해줍니다. 이를 <복음>에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이는 내 안에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문다.”(요한 6,56)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양식이 되고,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며,우리 안에 머물며, 한 몸이 되어 주십니다. 당신의 신적 생명을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곧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증여하십니다. 그리하여 우리를 당신의 신적 가족 안으로 끌어들이십니다. 이 크신 사랑에, 우리의 가슴은 벅차오릅니다. 이제 당신의 살은 우리의 살이 되고,당신의 피는 우리의 피가 됩니다. 갈라지고 패인 우리 가슴 골골에 당신의 피가 흐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용서와 화해의 피, 구원과 생명의 피 입니다.
이제 잠시 후면, 우리는 “아멘”이라는 응답과 함께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영할 것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살겠다는 응답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 ‘몸’은 ‘인간관계’를 말합니다. 곧 ‘사랑의 사귐과 친교’를 말합니다. 그리고 ‘피’는 ‘생명’을 말합니다. 곧 ‘일치와 유대’를 말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몸’에서 친교와 사귐으로 사랑의 관계 맺음을 배워야할 일입니다. ‘예수님의 피’에서 내어줌으로 유대와 일치를 이루는 사랑을 배워야할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영하는 이 성체성혈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이 가지셨던 그 사랑의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곧 사랑의 친교와 예수님의 생명 안에서 살게 됩니다. 곧 그리스도의 성체성혈의 힘, 그 사랑의 힘, 그 용서의 힘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 형제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어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 6,5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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