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왼손 오른손도 모르는 그 선행만이 /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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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06-21 | 조회수3,33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종교적 수행과 세속적 욕망은 통상 반비례한단다. 자선, 기도와 단식은 믿는 이들이 속죄로 자주하는 종교적 신심 행위일 게다. 가령, 이것들을 자주하면, 세속적인 것들은 자연히 줄게 되리라.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수행을 많이 하여도 세속 욕망이 덩달아 커진다나. 이는 이런 수행이 자주 세속 욕망의 도구가 되기에. 기도와 단식, 자선 행위가 선만의 행위가 아닌, ‘체면과 명예, 위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너희는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는 척 하지마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는다.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칭찬 받으려 회당에서 하듯이 나팔을 불지 마라. 자선할 때는 오른손이 하는 게 왼손이 모르게 하라. 그렇게 자선을 숨겨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그분께서 갚아 주실 게다.(마태 6,1-4 참조)’ ‘적선(積善)하는 이는 귀신도 두려워한다.’라는 말이 있다. 자선의 다른 말이 적선으로 ‘선을 쌓는다.’라는 불교용어다. 악한 기운이 넘어오지 못하게 선행으로 무장한다는 표현이란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자신의 업보를 없애려면 반드시 적선해야 한다고 가르친단다. 살면서 저지른 생활 속의 잘못을 보속하라는 말과 같을 게다. 자선은 이렇듯 사람의 앞날을 밝게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적선에는 하늘의 힘이란 게 늘 담겨있다. 참된 적선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할 게다. 예수님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당연한 것이기에 일일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사실 자선은 우리 마음을 낱낱이 알고 계시는 하느님 자녀들이 하는 으뜸의 덕행이다. 그래서 이 베품의 선행을 남은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만은 꼭 아신단다. 세상에는 끝까지 자신의 선행이 드러나길 바라면서 자선을 베푸는 이가 의외로 참 많다. 칭찬받으려 하면서까지 베푸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섬기는 것이기에 ‘거짓 자선’일 게다.
다정한 말 한마디나 따듯한 눈빛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말자. 성당에 일찍 나와서 흐트러진 의자하나 정리 정돈하는 것, 마당에 떨어진 휴지 하나 줍는 것, 물론 만나는 이에게 다정한 미소한번 가볍게 띠는 것도 값진 자선이다. 비록 우리가 베푸는 그 작은 선행이라도 반드시 알게 모르게 은총이 따른다. 하늘의 힘이 늘 함께하면서 지켜 주니까. 오른손, 왼손도 모르는 그 선행을 주님께서는 하나도 빼지 않고 꼭 보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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