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26."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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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7-26 | 조회수3,26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마태 13,1-9(연중 16 수)
<마태오복음> 13장에서, 예수님서는 하늘나라의 대한 일곱 가지의 비유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오늘 우리는 그 첫 번째인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이 비유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요, <둘째>는 씨가 뿌려진 땅에 대한 이야기, 곧 밭에 대한 이야기요, <셋째>로는 뿌려진 씨에 대한 이야기, 곧 열매인 결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의 마지막 구절에서, 결론처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8)
그렇다면, 분명 나에게도 말씀의 씨앗이 뿌려졌을 터인데, 지금 나에는 몇 배의 열매가 맺혀 있는가? 혹 내 안에 뿌려진 채 여전히 묻혀 있지만 않는가? 아를르의 체사리오는 말한다. “만일 누가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먹지’ 않는다면, (먹지 않고 저장된) 말씀은 만나에 구더기가 끓었듯이 구더기가 끓게 될 것이다.”
그러니, 또한 그 열매를 타인에게 내어주는지, 아니면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거나 악용하지는 않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9)
그렇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사실, 내가 몇 배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내가 좋은 땅인가 아닌가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씨앗이 떨어질 때 그 땅이 좋은 땅 이었는지 아니었는지에 따라 열매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이 뿌려지면 그 땅은 그 씨앗으로 말미암아 좋은 땅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땅은 씨앗과 함께 일구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씨앗으로 말미암아 밭이 일구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땅은 씨앗이 없다면 쓸모없는 땅인 것입니다. 황무지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니 밭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씨앗이 거룩하고 씨앗으로 말미암아 밭이 거룩해지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밭에 씨앗이 선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씨앗의 존재를, 그 가치를 깨닫는 일입니다. 그리고 베풀어진 씨앗을 맞아들이는 일입니다. 그 씨앗으로 말미암아 변화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땅의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그것은 땅을 지배하려들지 않고, 뿌려진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 것입니다. 하늘을 쳐다보고 밭에서 일할 줄 알며, 땅의 노래를 하늘과 함께 부르는 사람이요 하늘의 노래를 땅과 함께 부를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땅을 윽박지르지 않고 갈라놓거나 파헤치지 않으며, 땅을 매만지며 피땀 흘려 자신의 지문을 새기는 사랑할 줄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는 뿌려진 씨와 함께 열매를 맺어야 하는 소명을 짊어진 사람일 것입니다. 자신 안에 당신의 사랑이 부어졌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하오니, 주님! 저희가 당신 말씀의 씨앗을 품고 살게 하소서! 당신 말씀으로 말미암아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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