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27."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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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송문숙 | 작성일2017-07-27 | 조회수3,408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마태 13,10-17(연중 16 목)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제일 먼저 선포하고 가르치신 것이 “하늘나라”였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대한 것을 땅에서 가르치셨으니,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의 낯익은 사물이나 상황으로 예를 들어 쉽게 비유로 설명하셨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지 않고는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마태 13,34)라고 할 정도로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마태 13,10)하고 여쭙자,예수님께서는 그 대답을 하시기 전에 먼저 선언하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태 13,11)
참 이상합니다. 만약, 이 말씀대로 라면 하느님께서는 군중들에게 하늘나라를 주시기를 원하지 않으셨다는 말이 됩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사실, 이 말씀은 “하늘나라”가 신비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하늘나라는 인간 스스로가 알 수 없는,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시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진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신비”, 곧 “하늘나라의 신비”가 모두에게 가려져 있지는 않다는 말씀입니다. 곧 제자들,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그 “신비”를 아는 일이 허락되어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반면에,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허락되어 있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하늘나라의 은혜를 베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그 은혜를 거역하였기 때문에 허락되어지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태 13,12)
이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차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똑같이 하늘나라를 가르쳐 주셨고 기적을 보여주셨지만, 그들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자는 더 받아들여 넉넉하게 되고,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탈렌트의 비유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마태 25,28-29 참조). 이제,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를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통해 밝히십니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마태 13,14-15; 이사 6,9-10)
이는 이사야 예언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줍니다. 이는 그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들이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듣지 않고 마음이 무디기 때문이라 합니다. 또 하나는 하느님께서 미리 정해놓으신 것, 곧 하느님의 자유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내용의 문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주어가 “그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하느님께서 그들을 고쳐주시기를 원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고침을 받게 되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가 자신들의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그들이 스스로 그것을 원하지 않고 거부했다는 말씀입니다. 곧 그들의 완고함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이는 심판이기도 하고, 동시에 회개로 이끌기 위한 자비라고도 할 것입니다. 이를 요한복음 사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1,5)
반면에, 예수님께서는 이 완악한 무리와는 달리, 하늘나라를 받아들인 제자들에게 선언하십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마태 13,16)
이는 이미 온 ‘하늘나라’를 믿음으로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말씀입니다. ‘하늘나라가 이미 왔다’는 것을 듣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믿고 있으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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