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8,1-5.10(연중 26 월): 수호천사 기념일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과 같습니다. 단지 다음의 한 구절이 덧붙여졌습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이는 하느님께서는 ‘작은 이들’ 하나라도 그지없이 존귀하게 여기신지라 하늘나라에서도 그들의 수호천사들을 두어 당신과 함께 있도록 하셨음을 말해줍니다. 곧 천사들이 존귀한 존재인 것이라기보다 천사들을 붙여 보호해야할 만큼 인간이 존귀한 존재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교우들끼리의 송사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렇게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성도들이 이 세상을 심판하리라는 것을 모릅니까? 세상이 여러분에게 심판을 받아야 할 터인데, 여러분은 아주 사소한 송사도 처리할 능력이 없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천사들을 심판하리라는 것을 모릅니까.”(1코린 6,2-3) 그렇습니다. 이토록 인간이 존귀합니다. 이는 <시편> 8편을 떠올려줍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주십니까?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시 8.5-6) 그렇습니다. 영광과 존귀의 관이 천사들에게 씌워진 것이 아니라, 우리네 인간에게 씌워진 것입니다. 하느님 되는 영광과 존귀의 관이 말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그지없이 존엄합니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존귀한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의 이 존귀함을 잘 보전해야 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존귀함도 잘 보호해야 할 일입니다. 결코 각 개인의 능력이나 재능 등의 효용성에 의해 인간의 존귀함이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마태 18,10) 여기서 말하는 “작은 이들”은 본문에서 말해주고 있는 “어린이” 입니다. <성경>에서 “어린이”는 나약함과 무능함을 표상합니다. 곧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하고 무력하고 가난하여 힘없는 이들, 그래서 천대받고 배척받고 무시당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바로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씀입니다. 단지 그들을 업신여기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들을 반겨 맞아들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우리는 수호천사를 통해 우리를 보호주고 계시는 하느님께서 깊이 감사드리고, 또한 수호천사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그렇게 수호천사를 붙여서 보호할 만큼 존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서, 인간의 존귀함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기에, 그 누구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인간의 존엄을 평가하거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존귀한 존재로 존중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를 지켜나가야 할 사명도 부여받고 있음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혹 우리의 관심이 ‘큰 사람’에게 있지는 않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일입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소중한 것을 소중한 것으로 볼 줄 아는 눈일 것입니다. 곧 그와 내가 큰 사람이냐 작은 사람이냐가 아니라, 그와 내가 하느님께 얼마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내 형제가 나에게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또 내가 내 형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어주고 있는지를 보게 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