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사랑으로 기다리고 참는 예수님 마음 /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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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7-10-03 | 조회수1,22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은 걸어서 사흘 정도 걸리는데 사마리아 지방을 가로질러 가야만 했다. 그런데 사마리아 지방은 과거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렸을 때 북왕국에 속하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일찍이 아시리아 침공 이후 혼혈 지역이 되었고 혼합 종교를 신봉하던 터라 유다인들은 그들과 상종하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사마리아 지방인들은 주님을 섬기는 장소도 예루살렘이 아니라 그리짐 산이었기 때문에,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님 일행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그래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에.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돌아갔다.(루카 9,51-56 참조)’ 이렇게 예수님의 제자들이 의기양양하였다. 그동안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들을 체험하고 능력을 보았기에. 그들은 그분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리라.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임금이 되시어 이스라엘을 다스릴 시대가 오리라는 기대마저 가졌을지도. 그런데 ‘예루살렘 가는 그 길’이 막힌 거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여정 중에 들른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 일행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의 왕림을 거부하였던 거다. 우리의 영적 여정 중에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오는지 깨닫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참 중요하다. 야고보와 요한 사도는 사마리아인들의 태도에 “저들을 불살라 버립시다.”라고 예수님께 물었지만, 그분께서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당신의 길’을 다른 길로 가셨다. 유다인들의 일반 정서와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들에게 차별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으셨다. 그런 예수님을 그들이 거부하자 제자들이 격분한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힘과 세력을 느낀 제자들은 이번 기회에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불살라 버리고 싶었으리라. 가뜩이나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마리아인들이 예언자보다 더 위대하신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막으니, 그들을 혼내 주는 것은 마땅했을 게다. 예수님의 길은 정의를 내세워 폭력으로 누르고 뚫고 가는 길이 아니다. 사랑의 길이 아니면 돌아가는 것이 그분의 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다리고 참으며 사랑하는 것이 그분 마음이다. 제자들처럼 우리 안에 잠재된 분노와 폭력성이 정의라는 탈을 쓰고 종종 그 얼굴을 드러낸다. 이런 ‘예수님의 큰마음’을 우리는 언제 배울 수 있을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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