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 '내맡긴다'는 말의 의미는? (1) (2009.12.20) '내맡긴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고 말할 때는 그냥 "맡긴다" 고 해서는 그 의미가 매우 약하게 느껴진다.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길 때에는 "내맡겨야 한다" 고 해야 한다. "맡기는 것" 과 "내맡기는 것" 과의 차이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잘 알 수 있다. <맡기다 > 라는 말을 찾아보면, 첫째로 "어떤 일을 남에게 부탁하거나 위임하다.", 둘째로 "하게 내버려 두다." 라고 나와 있고, <내맡기다 > 라는 말을 찾아보면, 첫째로 "아주 맡겨 버리다.(운영권을)", 둘째로 "되는대로 내버려 두다.(운명에)" 라고 나와 있다. "맡긴다" 는 것은 맡겼다가도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맡겼다가 찾을 수 있고 다시 맡겼다가 다시 찾을 수 있다. 얼마든지 말이다. 그러나 "내맡긴다" 는 것은 사전에 나온 대로 "아주 맡겨 버리는 것이다", 아주 영원히 말이다. 한 번 내맡겼으면 다시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주 영원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한 번 내맡겼으면 그 맡긴 것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리고 내 눈 앞에서 막말로 삶아 먹든 구워 먹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맡긴다" 는 의미보다 "내맡긴다" 는 의미가 매우 강하게 느껴짐을 알 수 있다.
특히, 내맡기다의 접두어인 "내" 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접두어 "내" 는 첫째로 "밖으로" 라는 의미와, 둘째로 "힘차게" 라는 두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 라는 접두어가 붙은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많이 듣고 사용하는 단어들은 내던지다, 내버리다, 내쫒다, 내딛다, 내닫다, 내갈기다 등이 있다. 그냥 적당히 던지고, 버리고, 쫒고, 딛고, 닫고, 갈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매우 힘차게 밖으로 멀리" 던지고, 버리고, 쫒고, 딛고, 닫고, 갈긴다는 말이다. 모두 "절대 돌이킬 수 없다" 는 매우 강한 뜻을 갖고 있다. "하느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것" 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한 번 우리의 모든 것을 내맡겨드렸으면 그것으로 그만 끝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 주시든지 우리는 그저 물 위에 떠있는 낙엽처럼, 부는 바람처럼 그저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하느님 뜻에 그냥 내맡겨드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맡긴다" 는 말의 본 뜻이며, "거룩한 내맡김의 영성" 의 시작이며 끝이다.
http://cafe.daum.net/likeamaria/ (소리로 듣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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