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혼인잔치는 준비되었지만 전에 초청받은 자들은 그만한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러니 너희는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그대에게 오늘 아침 시인 천상병의 ‘귀천(歸天)’이라는 시(詩)를 같이 읽고 싶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우리 인생은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한 방울의 이슬입니다. 한 방울의 이슬은 허무한 것 같지만 진주보다 더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서쪽 하늘에 노을 빛 물들 때까지 이승의 기슭에서 서로 사랑하며 아름답게 살다가 구름이 손짓하면 소풍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처럼 기뻐하며 하늘나라로 가면 됩니다. 거기 하느님께서 혼인잔치를 준비하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행복했더라고, 허망하지도 허무하지도 않았더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승의 아름다운 삶을 선물 주셨습니다. 그 삶이 끝나는 순간 저승에서의 혼인잔치에도 초대하십니다. “예, 감사합니다.”하고 그 초대에 응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행복한 주님의 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一明)
[말씀자료 : -강영구 루치오 신부- / 편집 : 원 요아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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