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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26.강론.“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6 조회수2,224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6,36-38(사순 2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이는 단지 우리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는 말씀인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왜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지를 깨우쳐줍니다.

 다시 말해서, 이는 자비로운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먼저 자비를 베푸셨다는 사실, 곧 우리는 아버지의 먼저 베푸신 자비를 입었다는 사실을 깨우쳐줍니다. 곧 우리 안에 당신의 거룩한 형상인 자비의 얼굴을 심어놓으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아버지께로부터 입은 그 자비를 베풀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비를 베풀 것인가?

 

 이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네 가지 동사로 표현하십니다.

심판하지 말라”, “단죄하지 말라” “용서하라”, “주어라

 

 이는 사실, 두 가지를 말해줍니다. 전자는 심판, 단죄하지 말라는 부정의 지침이요, 소극적인 지침입니다. 후자는 용서하고 베풀어 주어라는 긍정의 지침이요, 적극적인 지침입니다.

 시리아의 에프렘은 남을 심판,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을 자신을 위해 앙갚음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했습니다. 곧 타인에 대한 보복과 복수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첫 번째>자비의 실천은 우선 심판, 단죄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곧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악을 피하여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허물을 심판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허물을 들여다보며, 타인들 앞에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자신을 다소곳이 내려놓고, 겸손하게 엎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내려놓게 되면, 이미 자신 안에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가 울려 퍼져, 타인에게 흘러나가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자비의 실천먼저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먼저 용서와 자비를 베푸셨듯이, 먼저 베푸는 것입니다.

 묘한 것은 먼저 용서하면, 저절로 단죄, 심판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단죄, 심판하지 않고 용서하라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용서하면 단죄, 심판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악을 피하되 선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비록 자신이 죄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사랑으로 나가지는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악이 스스로 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선을 베풀면 악이 물러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선을 행하는 것이 악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로마 10,21)

 

 사실, 먼저 용서하고, 먼저 자비를 베푸는 일, 그것은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고 먼저 용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용서할 수가 없다, 혹은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죄인임을 알아야 하고, 나아가서 이미 용서받은 죄인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곧 용서받았다는 것을 알아야 용서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곧 아직도 용서하지 않고 잇는 자신을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신 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니,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죄를 주님께 용서 청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용서받았음을 체험하게 되면 자신도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하고 있을 때, 사실은 타인을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죄인으로 여기고 있는 반면에. 동시에 자신은 부당한 처사를 받은 억울한 의인으로 여기게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용서를 베풀어야 할 자로 여기게 되지만, 사실은 자신이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할 자임과 자신이 죄를 용서받은 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용서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질 것입니다. 곧 용서받았기에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사실, 우리는 하루에도 일곱 번씩 일흔 번 용서해기 전에, 하루에도 일곱 번씩 일흔 번 용서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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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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