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화해와 일치는 오로지 용서로 /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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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8-06-25 | 조회수1,777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 가족이 흩어져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비극일 게다. 같은 민족 간의 전쟁은 많은 가족들을 이처럼 흩어 버렸다. 6·25전쟁이 끝난 지도 60년을 훨씬 넘어, 이산의 슬픔을 느끼는 세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처럼 긴 세월이 흘러 분단의 고통도, 이산의 슬픔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 심리’가 부담이 된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이를 용서하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살다보면 미움은 자신과 남 모두를 망가뜨리는 무서운 거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상처를 잊으려고 회피하거나 무관심해 보려고 하지만, 미움의 끝은 내가 없어지거나 남이 없어지거나 둘 중 하나여야 될지도 모른다. 더 힘든 건, 상처 받은 비슷한 상황에서 우리의 기억이 그 아픔을 꺼내어 반감을 일으키고, 더 큰 분노로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한다는 거다. 같은 민족끼리 총을 겨누어 온 지도 어느새 60년이 훨쩍 넘었다. 세월이 흐르면 이 땅에 화해와 평화가 찾아오려니 그 기대가 이제 다소간 그 시작의 낌새가 보이지만, 긴장과 갈등은 여전하다. 사실 지금껏 만나는 출구조차 못 찾아 이 구석 저 구석 쳐다보지만 마음은 언제나 네가 먼저라면 뒷짐이었다. 이 와중에 죄 없는 북한의 형제들만 굶주림과 온갖 학대 속에서 고통을 겪는 것 같다. 남북은 여전히 끝도 없는 무기 경쟁을 해 왔다. 불행을 가져오는 군비 증강을 중단해야 전쟁은 끝내 사라질 게다.
우리는 너무나도 오랜 기간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평화통일은 요원한 느낌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설령 통일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형제를 용서할 수 없는 적으로만 여기지는 말자. 이는 하느님 자비로 무한한 용서를 실천하는 신앙인의 처신이 결코 아니며, 자비하신 하느님 계명을 끝내 저버리는 거다. 그러니 이제는 정치적인 선입관 같은 따위는 아예 접자. 미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다가가자. 그래야 예수님도 함께해 주실 게다.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기도하는 날이 화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갈라진 한 민족이 서로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를 바라며 기도하자. 주님의 은총으로 남북이 지혜로 ‘분단의 설움’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기도드리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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