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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제1독서 (묵시21,9ㄴ-14)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24 조회수1,446 추천수0 반대(0) 신고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제1독서 (묵시21,9ㄴ-14)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  (11) 그 도성에는 크고 높은 성벽과 열두 성문이 있었습니다. 그 열두 성문에는 열두 천사가 지키고 있었는데,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12) 


묵시록 21장 11절부터 14절까지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 도성의 아름다운 모습과 열두 성문과 열두 초석에 대하여 묘사한다. 특히 묵시록 21장 11절은 새 예루살렘의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아름답게 표현한다.

 

'있었습니다'로 번역된 '에쿠산'(echusan; having)은 '소유하다'라는 뜻을 지닌 '에코'(echo)의 현재분사묵시록 21장 10절에 언급된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과 관련된다.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은 하느님의 영광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영광'으로 번역된 '텐 독산'(ten doksan; the glory) '에쿠산'(echusan)의 목적어인데, 이것의 원형 '호 독사'(ho doksa)'하느님의 거룩한 임재' 곧 '셰키나'(shekinah)를 뜻한다.

 

"그때 영이 나를 들어 올려 안뜰로 데리고 가셨는데,  주님의 집이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에제43,5).

 

새 성경에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원문에는 '하느님의 영광'에 해당하는 '텐 독산 투 테우'(ten doksan tu theu) 다음에 바로 '광채'로 번역된 '호 포스테르'(ho poster)가 언급되어 있다.

 

여기서 광채는 하느님의 영광을 달리 표현한 것으로 양자가 동격 관계임을 암시한다(이사60,1.2.19).

 

한편 '광채'에 해당하는 '포스테르'(poster)신약 성경에서 73회 사용되어 빛 자체를 나타내는 '포스'(pos)와는 달리, 외부의 빛을 투영하는 것을 나타내는 단어로 신약 성경에서 2회(필리2,15; 묵시21,11) 밖에 쓰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은 스스로 광채를 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받아 광채를 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 예루살렘이 투사하는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과 '수정처럼 맑은 벽옥'이 발하는 광채(빛) 두 가지로 비유되고 있다.

 

'크고 높은 성벽이 있었습니다'

 

'있었습니다'로 번역된 '에쿠사'(echusa)'소유하다'라는 뜻을 지닌 '에코'(echo)의 현재분사묵시록 21장 10절에 언급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과 관련됨을 보여준다.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은 하느님의 영광을 지니고 있을(묵시21,11)뿐만 아니라 크고 높은 성벽도 가지고 있다. '성벽'으로 번역된 '테이코스'(teichos)'성곽'을 지칭하는데, 이와 같이 '크고 높은 성벽' 묵시록 21장 13-20절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된다.

 

그런데 성벽을 수식하는 '크고 높은'(mega kai hypsellon; 메가 카이 휩셀론; great and high)이라는 형용사는 묵시록 21장 10절에서 사도 요한이 성령의 압도적인 감동 속에서 올라갔었던 '산'을 묘사하는 데 적용되었던 바로 그 표현이다.

 

이것은 일차적으로는 문자적으로 '크고 높다'는 것을 의미하겠지만, 하느님의 천주성(神性)과 관련된 묵시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제로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의 규모 묵시록 21장 16절과 17절에 묘사되고 있지만, 본문에 언급된 '크고 높은 성벽'은 하느님의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얼마나 견고한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고 높은 성벽'새 도성 예루살렘이 완전하고, 완결(완성)되어졌으며, 안전하고 웅장하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이 위험이나 불안, 위협이나 침략, 부정하고 불순한 세력들에 의해 노출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미 악은 두 번째 죽음 곧 불못에 던져졌다(묵시19,20; 20,10; 20,14-15).


이것은 이사야서의 예언을 연상시킨다.

"다시는 너의 땅 안에서 폭력이라는 말이, 너의 영토 안에서  파멸과 파괴라는 말이 들리지 않으리라.  너는 너의 성벽을 '구원'이라, 너의 성문을 '찬미'라 부르리라." (이사60,18)

 

'열두 성문이 ~ 열두 천사가 지키고 있는데 ~열두 지파 이름이'  (12)

 

'있는데'로 번역된 '에쿠사'(echusa)는 '소유하다'라는 뜻을 지닌 '에코'(echo)의 현재분사전체적으로는 묵시록 21장 10절에 언급된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과 연결되지만, 문맥상으로는 앞서 언급된 '성벽'(teichos; 테이코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의 성벽은 '열두 성문' (퓔로나스 도데카; pyllonas dodeka)을 가지고 있다.

 

묵시록 21장 13절'동쪽에 성문이 셋, 북쪽에 성문이 셋, 남쪽에 성문이 셋, 서쪽에 성문이 셋'의 이 열두 성문이 균형적으로 분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땅의 임금들이 자기들의 보화를 가지고 이 문을 통해 들어오며(묵시21,24), 그것은 항상 닫히지 않고 열려져 있다(묵시21,25).

따라서 이 성문 역시 성벽과 같이 단순히 외적의 방어와 적대 세력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되고 제작된 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성문에는 열두 천사('앙겔루스 도데카'; anggellus dodeka)가 있다. 이 천사들은 열두 성문 각각을 지키고 있는 하느님의 천사이다.

 

"예루살렘아, 너의 성벽 위에 내가 파수꾼을 세웠다.  그들은 낮이고 밤이고 잠시도 잠잠하지 않으리라.  주님의 기억을 일깨우는  자들아 너희는 쉬지 마라. "  (이사62,6)

 

이들은 악한 세력들과 싸우기 위해 성문을 지키는 천사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모든 이들이 다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다. 거기에는 오직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 이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묵시21,27참조).

 

이와 같은 점은 그 성문 들위에 적힌 것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도데카 필론'; dodeka pyllon)의 이름이라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언급된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의 의미는 이미 묵시록 7장 5-8절에서 언급된 것과 깊이 관련된다.

각 지파에 속하는 일만 이천 명씩 도합 십사만 사천 명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묵시7,9)만이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입성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문'과 '천사'와 '지파'가 각각 '열둘'인 것은 명백히 이 도성 예루살렘이 승리한 하느님의 백성들만을 위한 도시임을 시사한다.

 

그런데 여기서 더 주목할 것은 이러한 사도 요한의 묘사가 에제키엘 예언자의 환시와 밀접하게 병행된다는 점이다(에제48,30-34).

 

에제키엘 예언자는 종말에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각자의 땅을 분배할 때 자신들에게 할당된 충분한 상속 재산(기업)을 취하며, 회복된 도성 예루살렘으로 출입할 수 있는 각 지파 소유의 대문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선포한다.

 

이것은 종말에 하느님의 백성 전체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하느님의 임재와 현존 가운데 들어갈 동등한 권리와 축복을 누릴 것이라는 원대한 비전인 것이다.

 

사도 요한은 에제키엘 예언자의 이러한 종말론적 비전을, 자신이 본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 도래의 환시가 내포하고 있는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자유롭게 끌어 들인다.

 

이로써 사도 요한은 하느님과 그의 모든 백성들이 영광스럽고 놀라운 전한 종말론적 친교와 일치 가운데 들어갈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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