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시간에 ‘먹이사슬’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식물은 초식동물의 먹이가 됩니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의 먹이가 됩니다.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 상층부에 있습니다. 자연과 생태계는 이 먹이사슬이 조화를 이루도록 합니다. 식물은 움직이지 않지만 바람, 곤충, 동물을 이용해서 많은 지역에 자라고 있습니다. 진화의 과정에서 모든 생명은 서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면서 조화롭게 살아왔습니다. 우리의 조상들도 그랬습니다. 생명을 존중하였고, 먹이가 되어주는 생명에게 고마움과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과학과 산업이 발전하고, 인간 중심의 철학이 등장하면서 인간은 생태계와 조화롭게 사는 법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길러지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이 되어주는 동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 중에 자라는 동물들이 바로 우리의 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풍요로움을 위해서,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성공과 발전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생태계와 먹이사슬은 교란될 것이고, 자연은 반드시 자연의 방법으로 인간에게 응답할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본능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어리석은 것 같지만 자연은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수십억 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신앙의 생태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바오로도, 아폴로도 모두 여러분의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를 때, 신앙의 생태계는 건강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교회에 세상의 것들이 들어오면, 교회가 세상의 뜻에 따라서 살아가면 신앙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교회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교회의 위기는 세상의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수도자들과 예언자들은 초대교회의 삶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이 하나이고, 예수님과 제자들이 하나인 것처럼 우리는 모두 관계를 맺고 있으며 관계를 맺는 모든 삶은 서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달은 지구와 38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지구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달이 없다면 우리의 삶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4계절도 사라지고, 조수간만의 차도 없어지고, 어쩌면 우리의 삶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멀리 있는 달에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가까이 있는 이웃과 생명에 영향을 주고받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만나는 인연을 감사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시몬 베드로에게 ‘사람 낚는 어부’가 되라고 하십니다. 욕망과 탐욕에 젖어 있는 사람에게 나눔과 비움의 영성을 전해 주라는 것입니다. 성공과 발전의 패러다임에 빠진 사람에게 조화와 감사의 영성을 전해 주라는 것입니다. 이런 영성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고, 이런 영성이 있는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의 지혜는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입니다. 온 땅에 가득 찬 것들은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