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독서와 복음이 봉독될 때 성경 본문을 같이 따라 읽어도 되나요? 말씀 전례의 구성은 성경 독서와 독서 사이의 성경 노래, 강론, 신앙고백, 보편 지향 기도로 이루어집니다. 말씀 전례의 전체 구조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공동체가 응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독서, 화답송, 2독서를 통해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면 공동체는 복음 환호송으로 응답하면서 복음 선포를 기다립니다. 그리스도께서 복음으로 말씀하시고 사제가 강론으로 풀이하면 공동체는 신앙고백과 보편 지향 기도로 화답하는 대화 구조가 말씀 전례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대화 형식은 전례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만 일방적으로 말씀하신다거나, 반대로 교우들이 일방적으로 하느님께 청하기만 하는 독백은 올바른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말씀 전례가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이며 단순한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 말씀으로 선사되는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독서와 복음이 선포될 때 신자들이 성경 본문을 함께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말씀이 선포될 때는 그 말씀을 경청하면서 말씀이신 하느님을 마음속에 영접하는 영적인 행위가 신자들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며, 이것이 말씀 전례를 거행하는 기본자세입니다. 말씀 전례 때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집이나 성당에서 미리 독서와 복음 말씀을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미사 전례 중에는 말씀을 잘 듣고 침묵 안에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기도로 응답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56항) 다만 청력이 약하신 분들이 말씀을 듣는 보조 수단으로 성경 본문을 눈으로 읽으며 말씀 선포를 따라가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입니다. [2023년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가톨릭부산 3면, 전례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