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조연은 역시 조연다워야 / 대림 제2주일 다해 | |||
---|---|---|---|---|
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8-12-09 | 조회수1,32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인간 존중은 복음의 요구이지만 언제 부터인가 그 존엄성이 무시되곤 했다. 그래서 해마다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낸다. 따라서 교회는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이 그에 맞갖게 살도록 끊임없이 보살펴야만 할 게다. 또한 이 기간은 사회교리 주간이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 교리를 여러 신자들에게 깨우치게 하려는 것이다.
꽃 가운데 그나마 장미가 아름답다나. 그래서 사랑하는 이에게 장미를 선물하곤 한다. 그런데 이 다발에는 대개 안개꽃이 장미를 감싼다. 하얀 안개꽃에 쌓인 빨간 장미의 아름다움은 돋보인다. 이 작고 흰 안개꽃은 하나하나만 보면 그리 드러나지 않을지라도, 장미를 돋보이게 하는 건 그만이다. 따라서 안개꽃 없는 장미는, 덜 아름다우리라.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 관계도 이와 다를 바 없자. 요한은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리고 자신은 서서히 사라졌다. 요한 자신은 지는 해인지라, 예수님을 떠오르는 해로 여겨 그분께 선구자 역할을 다 한 뒤 조용히 물러났다. 그야말로 그분만을 돋보이게 하고 자신은 그분 배경인 ‘안개꽃 역할’만 했다. 정녕 요한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누구나 조연보다 주연이 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리라. 그런데 주위에는 안개꽃처럼 다른 이의 배경이 되어 주는 이가 쾌나 있다. 나서지 않으면서 남들을 묵묵히 떠받쳐 주는 이, 그 옛날 요르단 강 가의 세례자 요한 같은 이 이다. 우리도 주님 영광 드러내는 데 기꺼이 요한 마냥 안개꽃 같은 이가 되어야만 한다. 조연이 조연다울 때 그 드라마는 ‘찐한 감동’을 주리라. 하느님 영광 드러내는 데는, 이 안개꽃이면 충분하다. 요한은 요르단 부근을 두루 다니며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다. ‘요르단’이란 ‘내려간다.’라는 뜻이란다. 그는 하느님의 그 높디높은 뜻을 그들에게 내려다 주었다. 하느님의 뜻이란 당신 피조물이 회개하여 당신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일 게다. 그러한 삶으로 단순히 인간의 품위가, 창조 모습 꼭 그대로 회복되기만을 바랐으리라. 요르단 강가에서 그들 백성에게 세례를 준 요한은 예수님에게 분명히 구약을 마무리하면서 신약으로 아름다운 인계를 해 주고는 안개처럼 사라졌다. 조연은 주연을 마다하고 이처럼 조연일 때가 더 빛난다. 요한은 그분 영광을 드러내는 데, 안개꽃과 같은 역할을 다하고는 구약의 시대로 사라졌다. 단지 아름다움만 가득 남기고 그저 그렇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