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산은 지름길이 없다 - 윤경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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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18-12-20 | 조회수1,756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산은 지름길이 없다 - 윤경재 땅이 주름지고 굽어 산은 산이다 우람한 바위와 뿌리 긴 나무 말없이 피어난 들꽃들 모두 한숨을 쉬어 봤냐고 묻고는 발걸음을 굽히어 느리게 한다 산에서 가쁜 한숨은 지름길 찾는 나를 안으로 굽은 곳으로 질문하듯 맞아들인다 가파른 오르막 내리막이 편안치 않아 산이고 한숨이고 평생이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흠씬 회초리 맞고 품 안에서 실컷 울고 나서 내쉰 한숨 시원해서 느낄 것이 많았다 가끔은 꺽꺽거리고 울음을 삼켜야 아픈 곳에 그의 마음이 있었다고 깨닫는다 산자락 품에 안겨 멀리 산머리를 그리며 찡하게 아랫배를 굽어 나온 한숨은 낯선 듯해도 참 따사롭다 내고 들이쉬는 사이 주름진 한평생이 잠시 용서받는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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