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용서와 화해j | |||
---|---|---|---|---|
작성자박용화 | 작성일2019-04-20 | 조회수1,86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용서와 화해(3) 남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그들을 용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성직자나 수도자들도 신품 성사나 종신 서훈 때 순명을 하겠다고 다짐하여 하느님께 약속하였지만 현실에 직면하다 보면 그 정신을 망각하여 상처를 받아, 이를 용서하지 못하여 서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 평신도야말로 이러한 현상은 더 많을 것입니다.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상처를 받고 이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남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즉 경제적으로 삶이 어려운 때, 인간적으로 사랑의 평화가 깨진 때, 학문적으로 의견이 상반된 때, 사회적으로 소외된 때, 육체적으로 질병이 있어 고통을 받은 때 등으로 인하여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그를 용서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우리가 먼저 용서하는 자만이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야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주님의 지상 명령이요, 우리 그리스도인이 분명히 알고 실행해야 할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외는 ‘주님의 기도’에도 “오늘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기도문은 우리가 입으로만 외라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하겠다는 다짐의 기도이고 예수님께서 이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용서 사상입니다. 이 말씀의 뜻은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명하신 것도 490번만을 용서하라는 뜻이 아니고 수에 구애 받지 말고 무조건 용서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무조건 용서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시면서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23,34)라고 하시면서 당신에게 해를 끼친 자들을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같이 달린 죄인이 용서를 청하자 예수님께서는 “오늘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23,43)라고 무조건 용서를 베푸셨습니다. 이렇듯 ‘용서의 왕국’에 사시는 ‘용서의 왕인’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인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참 신앙인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남을 용서하려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고 인간적인 감정으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용서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그 결심을 하는 순간부터 용서는 시작됩니다. 그러고 나서는 하느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아무리 내가 용서한다고 하였더라도 그 여운은 항상 나를 괴롭힐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를 통하여 가르치고 계시는 것입니다. 또한 나의 상처가 낫느냐 낫지 않느냐 하는 것은 상처를 준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다고 인정하고 난 뒤에 하느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상처를 준 남을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 사람이 처한 사정을 파악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어떤 상황에 있었는가를 살펴보고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합니다. 남을 이해한다는 것이 바로 남에게 베푸는 것이 됩니다. 결국 남을 용서하려면 자기를 용서해야 합니다. 즉 왜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는가를 면밀히 분석하면 자기 자신의 잘못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남을 이해하고, 자기를 용서하려고 해도 결심을 하자마자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상처가 깊을수록 그 여운은 더 오래 걸리겠지요. 때문에 한 번의 기도로써 성취가 안 된다고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여러 번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잘못을 따지지 않으시는데, 우리가 화해하러 온 사람의 잘못을 따져 용서하지 않고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되겠지요.(2코린 5,17-21 참조) 2019.04.01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