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어떤 전례일에 어떤 미사를 드릴 수 있다 혹은 없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68-385항은 장례미사, 병자도유미사, 혼인미사 등 ‘예식미사’와 다양한 지향으로 바치는 ‘기원미사’와 ‘위령미사’를 어느 때에 드릴 수 있는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식미사 또는 기원미사를 어느 날에 드릴 수 없다는 것은 해당 예식을 미사 중에 거행할 수 없다거나 그 기원의 지향으로 미사를 거행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예식미사, 위령미사, 기원미사의 전례문 곧 해당 미사의 고유기도문과 독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장례미사의 금지는 이 미사의 전례문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장례미사가 금지된 날에는 그날의 전례문으로 거행하는 미사 중에 장례예식을 집전할 수 있는데, 말씀 전례의 독서는 위령 독서집에 제시된 독서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스카 성삼일, 주님 성탄 대축일, 주님 공현 대축일과 그 밖의 의무 대축일은 미사 중에 위령 독서집의 독서를 사용하지 못하며 온전히 그날의 전례문으로 미사를 거행하고 그 미사 중에 장례예식을 거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사 자체를 거행할 수 없는 충분한 사정이 있다면 장례예식만을 따로 거행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원칙은 병자도유미사, 혼인미사 등 모든 예식미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성금요일과 성토요일처럼 미사 자체가 금지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장례예식, 병자도유예식, 혼인예식 등을 어느 날이라도 미사 중에 거행할 수 있습니다. 미사의 허용과 금지에 관한 규정은 ‘어느 전례문을 사용해야 하느냐’에 관한 지침이지 미사 중에 그 예식을 거행할 수 있음과 없음을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2023년 12월 24일(나해) 대림 제4주일 가톨릭부산 3면, 전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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