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짚모자 쓴 허수아비. 모든 걸 바쳐 가을 들녘을 지키는 수호자다.[사진 pixabay]
허수아비 사랑
- 윤경재
밀짚모자 핫바지 입고서 아무 말 없이 익어가는 목덜미엔 한여름 매미도 다가서지 않네 없는 듯 있다는 그대 사랑을 그리려 간밤에 불었던 하늬바람에 벼 이삭 차질기를 팔 벌려 빌어 보았지 아직은 한 뼘 남짓 땡볕의 아찔함이 부족하지만 얼기설기 비탈로 선 허수아비 사랑의 그림자가 나직이 길어질 즈음 참새 떼 기웃기웃 낯을 익히고 미소 띤 가을 허공이 말간 도화지 펼쳐놓는다 [출처: 중앙일보] 손주 돌보는 것, 논 지키는 허수아비의 마음으로
https://news.joins.com/article/23565369